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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울아비 스틱 개조기

게임/기타등등

by Bischoff 2015. 3. 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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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Bischoff입니다.


이번 주제는 오락실 스틱 개조입니다. 이미 제게는 ISTMALL에서 판매하는 메이크 스틱 프로가 있지만, 게임은 역시 둘이 해야 제 맛 아니겠습니까? 지금은 지갑의 힘을 가진 어른이 되어 하나 더 사버리면 그만이지만 어린 시절 어머니를 졸라서 구입했었으나... 극악의 레버감, 버튼감, 불량... 으로 박스에 봉인되어있던 PS2(플레이스테이션2) 전용 싸울아비 스틱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호기심... 그리고 호기심으로 진행했던 스틱 개조 후기 이제부터 시작합니다.


※일부 사진의 경우 미처 사진 촬영을 하지 못해 동일한 이미지로 대체했습니다.

※기보유 했던 제품이 아닌 새로 구매한 제품은 최대한 구입링크를 붙였습니다.

 


 

0. 계획


먼저 윤곽을 잡아봤습니다. 기억에 의하면, 분명 이 제품으로 버파 에볼의 붕격운신쌍호장을 별다른 연습 없이 써먹었기에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부품은 활용할 계획을 잡았고, 개복을 진행했습니다.



...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싸울아비 스틱에서 제조/판매하는 대부분의 아케이드 스틱은 버튼과 기판이 납땜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말은... 재활용 또는 버튼 교체가 매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왜냐하면 납을 녹여서, 녹은 납을 제거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 뒤에야 버튼과 기판을 분리할 수 있거든요. 미래를 기약하고 다시 배를 닫았습니다.

 


 

1. 준비


아케이드용 스틱을 구성하는 주요 부품은 크게 4가지가 있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레버

게임을 할 때 주로 방향을 입력하는 장치


버튼

게임을 할 때 주로 방향을 제외한 명령을 입력하는 장치


기판

입력된 방향과 명령을 원하는 기기에 보내주는 장치


케이스


위의 재료들을 넣는... 케이스... (케이스 몰라요?! 케이스!)


레버를 먼저 정했습니다. 기존에 사용되던 명신 구리접점 레버의 경우에는 하도 오랜 기간 방치가 된 영향으로 중립을 잃은 지 오래되었기 때문이었고,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메이크 스틱의 산와 JLF 레버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간단히 정할 수 있었습니다. 전 과감히 산와 JLF 레버를 선택했습니다.

레버 구매처 : ISTMALL


버튼의 차례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재사용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판이 PS2 전용으로 싸울아비에서 직접 설계한 이유에서인지 PS2-PC 젠더가 인식을 하지 않았기에 기판을 교체해야만 했죠. 그런데 버튼을 떼어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버튼을 떼려면 납을 제거해야 했고... 인두와 흡입기는 없고... 납땜의 경험은 초등학생 시절의 라디오 조립이나 고등학생 시절... 이후에는 없었고, 다시 납 냄새 맡기도 싫어서...(이게 중요) 하지만 케이스에서 모두 부품은 떼어내야 했죠. 제 선택권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1. 신념을 버리고 납땜 인두와 납 흡입기를 질러 재사용을 한다.

2. 손에 잡힌 롱노우즈로 버튼을 그냥 뽑아버린다.


네...


뽑았습니다. 그냥 뽑아버렸죠. 하나 뽑을 때야 가슴 아팠지 두 개부터는 그냥 잡고 돌려서 당겨버렸습니다.



남자답죠?


그렇게 버튼 10개를 돌려 빼고 버튼을 골라야 했습니다. 그래도 오락실 부품 썼다고 자랑하며 판매했는데 규격화 되어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규격이 존재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싸울아비 스틱에 사용되는 버튼은 삼덕사(http://samducksa.com/new/) 제품으로 28mm의 구멍에 맞도록 규격화 되어 있는 제품이 있습니다. 그래서 구멍에 맞는 제품을 찾던 도중에 제 스틱에 반영하면 좋을 것 같은 글을 하나 찾게 되었죠. (클릭)

잠정적으로 결정하고 삼덕사에 메일로 견적 요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쇼핑몰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게 아니라 매장에 직접 방문하시거나, 전화 또는 견적서를 통한 메일 주문만 가능하니 추후 삼덕사 제품 직구를 원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많이 바쁘셨나 봅니다… 답장이 오지 않더라고요. 저도 직업이 있는 사람이니 시간을 내서 매장에 갈 수 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다른 방법을 찾게 됩니다.


방법은 세가지정도 있었습니다.


1. 삼덕사의 응답을 기다린다.

2. 원래 있던 버튼으로 다시 조립한다.

3. 일본산 버튼을 사용한다.


이 일을 빨리 마무리 짓고 싶은 마음에 1번 선택지는 고를 수 없었습니다. 2번은... 이미 휴지통 비우기 스킬을 시전한 이후였죠.


이미 사용중인 메이크 스틱에 사용된 산와버튼의 경우 제 취향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습니다. 저는 버튼이 확실히 눌리는 느낌이 좋은데 산와 버튼은 정말 가볍게 눌러도 눌리는 민감한 특성을 갖고 있어요. 무슨 소리냐구요? 3번을 선택했습니다. 일본의 메이저 아케이드용 버튼 제조사의 양대 산맥 세이미츠 버튼을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 번 할거면 확실하게 하자는 생각에 예쁜 클리어 버튼으로 주문했습니다.


버튼 구매처 : ISTMALL


그런데 말입니다...

위에 언급했듯 싸울아비 스틱은 삼덕사의 28mm 규격 버튼을 사용하는데 일본의 산와나 세이미츠 버튼은 일반 버튼의 경우 30mm 규격을 사용합니다. 그보다 더 작은 규격은 24mm를 출시하고 있구요... 그러면 어떤 일을 해야 할까요?


1. 다 때려치우고 잠이나 잔다.

2. 원래 있던 버튼으로 다시 조립한다.

3. 구멍을 넓힌다...


이제는 익숙해지셨으리라 믿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구멍을 넓혀야 했습니다. 심지어 저는 이 스틱을 엑박360에서도 사용하고 싶었기 때문에 가이드버튼 구멍도 추가로 뚫어야 했습니다.

전동 드릴은 이미 갖고 있었지만 뭔가 작은 게 필요했고 그에 따라 블랙앤데커의 조각기를 하나 장만했습니다. 이렇게 남자의 공구는 늘어가나 봅니다...


조각기 구매처 : 11번가


레버와 버튼 그리고 케이스는 모두 계획을 짰습니다. 기판이 남았는데요. 저는 컴퓨터와 엑박360에서 이 스틱을 사용할 예정입니다. 물론 추후 PS4를 구입할 계획은 있지만 그건 기판 변경을 통해 가능하며 현재는 모두 지원하는 기판이... 없...거나..(?) 있더라도... 비싸거나 할 것 같아서 그냥 같이 구입하는 김에 IST몰에서 판매하는 PC/XBOX 기판을 구입했습니다.


기판 구매처 : ISTMALL

 


 

2. 작업 시작


먼저 모든 구성품을 집어 넣어야 했고, 구멍을 확장하는 추가 작업이 있었기 때문에 위의 상품들을 모두 주문해놓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고무를 이렇게 당겨서



뽑아내면 나사 구멍이 노출됩니다. 그런데 이 구멍이 굉장히 깊습니다... 각 귀퉁이에 총 4개의 나사를 풀어내시면 봉인이 해제됩니다.



 

상판부의 모습입니다. 기존 레버와 버튼을 받쳐주던 구조물들이 보이시나요? 삼덕사 버튼이나 국내산 목 있는 레버들을 사용하실 예정이라면 그냥 바로 설치하셔도 무방합니다만 저처럼 쓸데없이 일본 버튼, 일본 레버를 사용하신다면 저 구조물들을 제거해주셔야 합니다.



 

사실 저런 거 좀 쉽게 자르려고 조각기를 구매했는데요... 이런 전동 공구를 사용하실 때 플라스틱 가공은 가급적 외부에서 하세요... 냄새가 장난 아닙니다. 그리고 잘 되지도 않습니다. 자꾸 마찰열에 녹으니까 잘려나간 조각이 다시 붙고... 결국 니퍼로 잘랐습니다. 아직도 손이 얼얼합니다. 아직 거칠고 덜 잘렸지만 이 정도면 구멍을 확장하는 작업에 큰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 상판에 도면을 그려줍니다. 28mm에서 30mm로 확장하는 게 말이 쉽지... 네임펜으로 그렸다가 아세톤으로 지웠다가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30mm의 구멍만 생각할게 아니라 거기에 따르는 걸림 쇠나 그 외에 신경 써야 할 구조물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걸 그리는 데에만 한 시간 정도 걸린 것 같네요...



구멍... 로맨틱... 성공적...♡

사진 하나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과정들이 숨어있습니다. 처음에는 조각기에 사포를 달아 구멍을 도면에 맞게 확장 시켰는데 이게 사포로도 자꾸 녹아서 더 지저분 해지더군요. 결국 또 다른 장비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스텝드릴이라는 제품으로 전동드릴에 꽂아 크기에 맞게 구멍을 뚫을 수 있는 비장의 무기였습니다.

(산적스님 감사합니다.)

구매처 : 옥션


위 장비를 이용해 구멍을 정확한 규격으로 확장 시켰습니다. 이 때 중요한 점은 상판부가 두 개의 얇은 판으로 이뤄져 있으며 분리 가능하다는 부분입니다. 한 쪽에서만 스텝 드릴를 이용해 뚫게 되면 반대쪽은 잘 갈리지 않게 됩니다. 이 때 분리해서 각각의 판을 양면으로 고르게 확장해주는 꼼꼼함이 더해졌습니다.



그리고 잔재를 처리했습니다. 레버 쪽의 한 면을 남겨둔 이유는 레버 설치 시 수평을 맞추기 위함이었습니다...만... 쓸데없는 작업이었습니다. 그냥 잘라내셔도 무방합니다.



할거면 확실하게 라는 신념이 빛을 발하는 과정입니다. 위에서 말씀 드렸듯 상판이 두 개로 분리되는데 그 중 겉의 표면을 담당하는 녀석입니다. 세월의 흔적도 있고 구멍을 확장하고 사포 질 하는 과정에서 흠집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에 따라 도색을 할까도 고민했지만... 전 장비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간단히 시트지를 발랐습니다. 차량용 랩핑지답게 가장 흔한 카본무늬로 할까 했는데 옵션을 둘러보던 중... 뱀피 무늬가 가장 눈에 띄더군요. ㅎㅎ

구매처 : G마켓



커터 칼 예술의 절정을 달리는 구멍작업입니다.



드디어 부품이 배송됐습니다. 그런데... 주문일 2월 27일, 도착일 3월 5일 장장 6일이 걸렸습니다. 그 이유는... 설날 연휴를 맞아 엄청난 주문이 쏟아졌고, 이 주문을 받아 처리하는 과정에서 제가 선택한 JLF 레버가 동이 났다고 하더군요. ㅠㅠ

전 이제 부품들만 오면 되는데... 울며 겨자 먹기 + 호기심 해서 산와 JLF 저소음 버전으로 추가금 입금하고 당일 발송으로 받았습니다.



상판에 브라켓을 설치하는데... 이런 나사!



결국 시트지 뜯고 나사 공간을 뚫어줬습니다. 제가 갖고 있던 나사로는 깔끔한 설치가 불가능했습니다. 뭉툭한 나사못 대가리와 너트... 잊지 못합니다... 어차피 시트지로 가릴 거니까 과감히 뚫어버렸습니다. 나사 대가리가 좀 커서 그냥 1cm정로도 뚫었습니다.



뚝딱뚝딱 ISTMALL에서 배선을 확인하며 하나씩 연결하다 보니 다 끼우고 나서 한 장만 찍었네요. 그리고 기판을 고정해야 하는데... 글루건으로 바를까 하다 그냥 푹신한 양면테이프로 발랐습니다. 근데 사진이 없네요...



껍데기를 씌우고, 엑박에 테스트 해보니 잘 되는군요!

 


 

3. 마무으리

 

이상으로 작업이 끝났습니다. 직접 이렇게 뚝딱뚝딱해보니 재미도 있고, 보람찬 경험이 됐습니다. 심지어 기술이 더 잘 나가지는 않네요... 젠장...

이렇게 싸울아비 스틱에 산와레버와 세이미츠 버튼을 달고 기판까지 갈아치워가며 느낀 점 하나는...


절대로 하지 마세요!


그냥 하나 사세요...


저처럼 싸울아비 케이스가 남아서 해보고 싶으신 분들이 만에 하나 계신다면... 그냥 그 싸울아비 케이스 개 집 만들어주고 새로 좋은 거 하나 사세요...

나만의 스틱을 만들고 싶은데 싸울아비 스틱이 남아서 해보고 싶으신 분들이 만에 하나 계신다면... 그 싸울아비 스틱은 불우이웃 도우시고, 다른 재료로 케이스를 새로 짜서 만드세요... 아니면 그냥 새로 좋은 거 하나 사세요...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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