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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금메달에 목숨을 걸까?

잡담/내가 한 잡담

by Bischoff 2010. 2. 26.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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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캐나다의 밴쿠버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이 한창입니다.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저는 올림픽에서 금메달만 중요시하는 풍토에 의구심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알게 된 사실은...

기본적으로 IOC에서는 메달 획득에 따른 순위에 대한 정확한 방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거의 모든 포털사이트와 방송에서 제공하는 순위 집계는 절대적인 순위가 아니라는 말이죠.

단적인 예로 직접 밴쿠버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를 가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현재 두가지 방식으로 순위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방식중 하나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금 → 은 → 동 의 우선순위를 이용하는 순위집계 방식이며, 또 다른 하나는 메달의 색깔에 관계없이 획득한 메달의 개수를 이용하는 순위 집계 방식입니다.

금메달 우선순위

획득개수 우선순위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현재 두 종류의 집계에 따른 순위 차이를 캡쳐해 봤습니다.
각각의 방식에 따라서 1위가 바뀌어버립니다.

그렇다면 올림픽을 주관하는 IOC에서는 어째서 정확한 순위 집계방식을 제시하지 않았을까요?
그 정답은 정말 간단하게 도출할 수 있습니다. 바로 올림픽 정신입니다.


인간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척도는 그 사람이 승리자냐 아니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느 정도 노력하였는가에 달려 있다. 따라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승리한다는 것이 아니라 정정당당히 최선을 다하는 일이다. 올림픽 운동은 세계에 하나의 이상을 심어주는 일이며, 그 이상은 바로 현실생활의 일부를 이루는 것이다. 그것은 육체의 기쁨, 미와 교양, 가정과 사회에 봉사하기 위한 근로, 이상 3가지이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로 알려져있는 쿠베르탱이 주장한 올림픽의 목적입니다.

줄여 말하면 승리가 목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죠. 순위가 중요한게 아니라 정정당당히 겨루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하자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로 1,2,3위에게 제공하는 메달이 있을 뿐 그 기쁨은 모두와 함께 즐길 수 있어야겠지요?

하지만 대대로 우리나라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이었습니다.

결승까지 올라가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역적 취급을 받게 되는 이상한 풍토가 자리잡았던 시절이 있었으며, 현재에도 금메달을 유력시 하던 선수가 행여나 은메달 혹은 동메달을 따게 되면 울상을 짓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금메달을 획득 했을 때 은메달, 동메달을 획득한 다른나라의 선수들을 잘 지켜봅시다. 모두 자신이 마치 1등을 한 것처럼 기뻐합니다. 더불어 자신보다 앞선 성적을 낸 선수를 정말 진심으로 축하해줍니다. 뭔가 다르죠.

저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의 풍토는 올림픽을 다룬 언론의 역할이 매우 셌다고 보입니다. 바로 이 언론들이 금메달 따면 영웅, 은메달 따면 역적으로 생각하게 국민의 생각을 고정시켰죠. (요즘은 그래도 많이 나아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메달 색깔에 따라서 지급되는 연금의 적립포인트가 달라지는 독특한 방식을 사용하는 우리나라의 연금지급방식에도 문제가 있구요.

이러한 뿌리깊게 박혀버린 풍토로 인해 우리나라의 금메달 획득 빈도가 높아지고, 우리나라의 순위가 높아 보이는 방식을 택해서 순위를 보여주게 된 것입니다.
이번 2010 밴쿠버 올림픽은 이례적으로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강세를 보여 은, 동메달의 개수가 많아졌지만 바로 직전 동계올림픽대회인 2006 토리노 올림픽때만 하더라도 거의 모든 메달을 쇼트트랙에서 획득했고, 다른 종목에서는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종목에서 이강석선수가 세계 3위에 랭크되어 동메달을 획득한게 전부였습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에게 유리한 순위 집계가 어떤 것인지 보이죠?

아마도 우리나라 언론에서 각국이 다른 방식으로 집계하고 있다고 알려준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다가 만약 우리나라가 다른 집계 방식으로 더 높은 순위에 올라간다면 어떻게 반응할지 정말 궁금하네요.

1등도 좋습니다.
하지만 60억 인구중 해당 종목에서 세계 2위도 한명이고, 3위도 한명 뿐입니다.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업적입니다.
금메달만 중요시하는 풍토가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작성한 포스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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